새벽녘
詩 이삼형
어느 겨울밤 새벽녘
밤새 뒤척이던 몽뚱아리
기어이 차디찬 벽에 의지한다
새우 눈으로 시계를 바라보니
시침은 고작 동쪽을 가리키는데
남쪽을 향해 가려면
아직 서 너 시간은 필요하다
왜 일까 잠이 오지 않는다
거의 매일 밤잠을 설친다
나이 탓일까
이제 겨우 마흔하고 아홉인데...
메모지에 시 한편을 채워간다
잊혀질까 두렵고 급한 마음에
바람의 손을 잡고
구름을 벗 삼아
너에게로 간다
어느 순간
빛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마음의 문을 닫는다
다시금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삼형 시민기자 wingk9004@naver.com
<저작권자 © 여수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