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詩 : 이삼형
시리디 시린 내 맘을 아시는지
이젠 아프다 못해 무감각한 마음
가슴 한 구석 시퍼런 멍의 흔적
처음 당신을 만나
영겁(永劫)의 시간을 나누자 다짐했던
언약은 오간데 없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비바람에
잠시 미동(微動)한 채
푸르런 창공 위 날개 짓하는 기러기 한 쌍
지나온 쓰라린 세월의 그림자를 끌어안고
한 뼘 햇살 후 마중할 새 바람을
따스한 가을햇살 머금은 하늘보다
땅을 바라보듯이
고목(枯木)이 되어
가슴앓이 하는 당신 곁에
영영(永永) 남아 있으리오
이삼형 시민기자 wingk9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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