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詩 이삼형
그대와 두 손을 꼭 잡고 산을 오른다
봄을 품은 겨울의 끝자락을 느끼며 한걸음씩 산을 오른다
켜켜이 쌓인 마음을 돌 하나하나에 내려놓으며 산을 오른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분다
부드럽게 다가오는 바람의 소리
미안해, 미안해, 오래 기다리게 해서
허허로웠던 가슴에 따스함이 스며든다
다정하게 감싸 안는 바람의 소리
사랑해, 사랑해
굳게 닫혔던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그대의 등을 바라보며 산을 내려간다
겨울을 품은 봄의 한자락을 느끼며 한걸음씩 산을 내려간다
비워버린 마음을 하나씩 하나씩 채우며 산을 내려간다
다독거리는 바람 사이로 그대를 본다
부드럽게 다가오는 그대의 눈빛
미안해, 미안해, 오래 기다리게 해서
허허로웠던 가슴에 따스함이 스며든다
다정하게 감싸 안는 그대의 손길
사랑해, 사랑해
굳게 닫혔던 입가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내 마음을
바람결에 실어 보낸다
이삼형 시민기자 wingk9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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